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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의 일상/About a BOOK

the Surrendered


'Native Speaker'의 저자 이창래의 신작 소설. 잔인하고 가슴 아픈 전쟁 이야기와 그 속에서 끔찍한 기억을 지우려 애쓰는 사람들의 정신적 상처를 전한다.

소설에는 한국전쟁의 격랑에 휘말린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하는데, 11살의 '준'이라는 소녀는 동생들과 피난길에 올랐지만 여동생은 죽고 남동생은 기차에 발이 절단되고 만다. 준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남동생을 두고 생존을 위한 도피를 계속한다.
훗날 준과 결혼하는 미군 병사 '헥터'는 전쟁포로들에 대한 고문과 학대를 목격하고, 목사의 아내인 '실비아'는 만주에서 일본군의 만행으로 부모를 잃은 뒤 한국으로 도망쳐 왔지만 또 다른 전쟁과 파탄을 맞게 된다.

세 명의 주인공은 모두 감당해낼 수 없는 전쟁과 그 기억으로부터 나름대로 도주를 택하게 되는데,,

워싱턴포스트지는 "이 작품을 통해 그 속에 있는 삶을 공유할 수 있다"고 평했으며, 이씨에 대해서는 "당대 드물게 유창한 이민 문학"으로 미국 문단에 기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은 등장인물의 갈망과 슬픔을 느낄 수 있다면서 "죽음이 스며든 작품이지만 소설의 매 페이지는 숨막히게 살아있다"고 표현했다.

프린스턴대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1995년 데뷔작인 '네이티브 스피커'로 헤밍웨이재단상, 펜문학상 등을 받고 1999년 두 번째 소설 '제스처 라이프'로 아니스필드-볼프 도서상과 아시아계 미국인상을 수상하는 등 미국 문단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2000년 NYT가 선정한 '미국 문단의 가장 주목받는 작가'에 들기도 했으며, 이번 소설은 정체성과 가족의 유산, 운명의 문제를 다루면서도 더 넓고 복잡한, 역사라는 캔버스로 무대를 옮겨 전쟁의 어두운 실체를 파헤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