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http://blog.naver.com/jsyg311/140053774339
저책이 내가 고2때 열심히 읽던 그야말로 '먼 북소리'였다. 지금은 구할 수 없는 책이지만.
고등학교 2학년때 저 책이 너무 재밌어서 한참 끼고 있었는데 뒤에 있는 애가 빌려달라면서 빌려가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소식이 없는걸 보니 돌려줄 생각이 없는가보다 (책을 좋아하지 않던 애 였으니
아마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요즘에 다시 무라카미 하루키를 조금씩 읽고 있다. '렉싱턴의 유령도
다시금 읽어보고 싶다'. 아무튼 오늘 퇴근을 하던 중 매우 아름다운 아가씨 앞에서 침을 뱉으면서
웃은 구절이 있었으니 적어두려고 한다.
- (하루키는 한창 이탈리아 우편에 대해 기똥찬 독설을 퍼부을 즈음)... 그리고 우체국 직원의 계산
능력이 얼마나 형편없는지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가령 일본으로 보내는 엽서 여섯장과 편지 세토
그리고 미국 친구에게 편지를 한 통 보낸다고 하면, 창구의 여자 직원이 카시오 전자계산기를 가지고
타닥타닥 계산을 한다. 숫자가 나온다. 어째 요금이 좀 비싸다 싶다. 그래서 확인을 요구한다.
그녀는 마지못해 다시 계산을 한다. 이번에는 다른 숫자가 나온다. 아까보다 훨씬 싸다.
그녀는 혼란에 빠진다. 그러고는 화를 내기 시작한다. 다시 계산을 한다. 그러자- 아아, 어떻게 이런일이-
또 다른 숫자가 나온다. 그녀는 완전히 화가 치밀어 있다. 왜 일본 사람이 로마까지 와서, 그것도
하필이면 동양의 저 끝에 있는 나라에다 편지를 보내려 한단말인가.
그녀는 네 종류의 숫자를 내 앞으로 내민다. 그러고는 원하는 요금을 내라고 한다. 물론 나는 가장 싼 요
금을 택한다. 이건 실제로 내가 경험한 일이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면 일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사실을
과장하여 말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럴리가 있겠는가, 이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중략)...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나는 집으로 돌아와 다시 한번 그 요금을 계산해 보았다.
그랬더니 결과적으로 그녀가 제시한 네 가지 숫자 중에는 맞는게 하나도 없었다. 내가 택한 가장 싼 요금
보다도 실은 더 쌌던 것이다.-
나는 여기서 웃음을 참지 못했다. 나는 하루키의 매력을 이런 사소한 곳에서 발견하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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