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의 우유부단함이 낳은 1636년 병자호란시 삼전도의 굴욕을 그린 “남한산성”
임진왜란때 조선을 도와줬던 명에 대한 의리를 지키자는 “대명의리론”의 예조판서 김상헌과 “화친론”의 이조판서 최명길의 논쟁은 지금도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있다.
불과 40여년 전에 조선을 도와준 명(물론 일본이 조선을 점령하면 본인들도 귀찮으니 도와줬겠지만)을 배신하고 힘쎈 후금과 군신관계를 다시 맺으면 너무 지조가 없어보일뿐더러 나라의 근본도 없이 이익을 쫓은 나라로 비춰질 자신의 모습에 대의를 중시 여기는 친명배금주의자들에게도 논리는 있었고
살려고 하는 자에게 구차하더라도 삶의 길을 열자는 “삶에 희망이 있다”는 최명길의 주장. 두 가지 모두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조선의 사대부들에게는 “대의와 명분” 그것이 곧 목숨이었고, 삶의 전부였다. 영화 속에서 그 시대에 속해 명분에 목숨을 건 사람들 그리고 그 시대에 태어난 죄로 윗사람의 논리에 버드나무 흔들리듯 살아가는 평범한 백성이 매우 가까이서 느껴졌다. 짧은 영화에 그 시대가 잘 녹아들었다 느껴졌다 그래서 묵직하고 울림이 있었다.
“자신이 하늘과 같이 모시는 임금이 또 다른 왕에게 세번 절하고 아홉번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군신의 마음은 어땠을까”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보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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