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게 기억을 훍듯, 추억에 잠기듯 가족을 느끼게 해준 영화
줄거리는 주인공의 형, 준페이의 기일날과 그 다음날까지 주인공 가족에게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가 전부
줄거리는 단순했고 보잘것 없었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이 틀의 이야기는 우리네 인생 전체를 굽어보게 만들었다.
영화에서 기억에 유달리 남는 장면이 있었는데,
어머니 토시코의 장남(준페이)가 자기의 목숨과 맞바꾸며 생명을 구해준 젊은이(요시오)는 매년 준페이의 기일마다 얼굴을 비추고 가곤했다. 그 날도 요시오가 주인공의 집을 다녀갔다. 그 날밤 주인공과 어머니 대화중, 어머님의 말씀이 인상깊었다.
아들: 요시오가 불편해 하는것 같은데
이제 그만오게 하는게 어때?
어머니: 그래서 일부러 부른거야. 10년정도로 잊으면 곤란해
그 아이 때문에 준페이가 죽었으니까
요시오가 죽인건...
그게 그거지 부모가 봤을땐 똑같아
증오할 상대가 없는만큼 괴로움은 더한거야
그러니 그 아이한테 1년에 한번쯤 고통을 준다고 해서
벌받지는 않을거야
내 년에도 내 후년에도 꼭 오게 만들거야
아들: 아니 그런 마음으로 지금껏 오게했던거야? 너무했네
어머니: 그 정도는 보통이지
아들: 모두 왜 그래요? 보통, 보통하면서
어머니: 너도 알게되, (진짜) 부모가 된다면 말야..
이 밖에도 영화에서는 우리네 삶 곳곳에서 스쳐지나갔던 단상과 내가 오롯이 느낀 감정들을 기억 바깥으로 끄집어낸다. 이를테면,
- 고집불통인 아빠의 소심한 모습에 혼자서 발끈하는 누나
- 이웃집과 있었던 영웅담 속 주인공은 사실 “나”였는데 형이라고 기억하는 부모님께 느꼈던 남모를 서운함을 혼자 가슴속에 담아뒀던 나
- 몇년 전 화창했던 그 어느 날 어머니가 들려줬던 (근거없는) 이야기를 그 분이 떠나고 그와 함께 거닐던 그 길 위에서 내 딸에게 들려줄때 느끼는 아련함
영화를 보고나선 2점, 보고 난 후 여운이 4.5로 치닫는 신기한 영화
*어머니 역할의 국민배우 키키 키린을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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