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5.13. 12:02 작성한글.
P.S 내가 이런영화도 봤던가..
"adaptation "
<존 말코비치 되기>를 통해 독특한 상상력을 보여주었던 각본가 찰리 카우프만.
천재 각본가로 평가받는 그가 이번에는 자기 자신을 소재로 해서 영화를 만들었다.
쌍둥이 동생으로 자신을 둘로 쪼갠 후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자신을 한없이 초라한
인생을 살아가는 무능한 루저(loser)로 묘사하는 등 자신을 농담거리로 만든다. 여기에 책 『난초 도둑』
이야기와 이를 각색하는 찰리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여기에 찰리와 쌍둥이 동생 도널드가 『난초 도둑』의 저자
수잔 올리언을 찾아가면서 이 두 가지 이야기가 서로 합쳐지는 복잡한 구성을 통해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영화 세상을 펼쳐 보인다. 한마디로 '이보다 더 기발할 순 없다'
영화는 <존 말코비치 되기> 촬영장을 어슬렁거리는 찰리 카우프만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존 말코비치 되기>로 천재 각본가로 칭송되며 수많은 찬사를 받았던 카우프만.
그러나 영화 속의 그의 모습을 세상에 대해 통 자신 없는 소심하고 불쌍하기만 한 남자다. 뉴요커의 기자 수잔 올리언이 쓴
『난초 도둑』의 각색을 의뢰받은 카우프만은 멋진 각본을 써야한다는 강박관념에 노심초사 하지만,
난생 처음 맡은 각색 작업은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는다.
일 뿐만이 아니라 여자친구와의 데이트도 언제나 어설프게 끝나게 된다.
결국, 실망한 여자친구가 자신의 곁을 떠나게 되고
여기에 못 말리는 말썽꾸러기 쌍둥이 동생 도널드는 자신과 달리 여자도 잘 꼬시는가 하면, 자기도 시나리오를 쓰겠다고 설쳐대면서
그의 속을 뒤집어 놓는다. 시나리오 강의를 들은 후 도날드가 쓴 스릴러 각본이
영화사의 관심을 끌게 되자 오히려 찰리가 도널드에 도움을 처하게 된다.
찰리가 점차 『난초 도둑』의 저자 수잔 올리언에 빠져들게 된 것을 알게 된 도널드는 수잔의 삶에 대해 알아보자고 제안하고,
수잔과 책의 주인공인 존과의 관계를 추적하던 형제가 이들의 관계에 대해 알고 나서부터
영화는 갑자기 도널드가 쓴 시나리오처럼 스릴러로 급변한다.
각색에는 실패하고 동생마저 불의의 사고를 당했지만, 한바탕 모험을 겪고 난
찰리는 이를 통해 삶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는다. 그리고 자신을 떠난 여자친구와 화해하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예민한 성격으로 인해 세상에 소심할 수 밖에 없는 예술가의 초상을
자신과 가상의 쌍둥이 동생을 내세워 기발한 방식으로 풀어낸 <어댑테이션>은 찰리 카우프만이
재기 넘치는 상상력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한 작품이다. <존 말코비치 되기>를 함께 한 그의 단짝 스파이크 존즈가
찰리 카우프만의 기발한 각본을 무리없이 연출해내고 있고 거기에 니콜라스 케이지와 메릴 스트립이라는
아카데미 주연상 수상 배우들이 탁월한 연기로 영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1인 2역을 맡은 니콜라스 케이지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쌍둥이 역을 완벽히 소화해내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연기상 13회 노미네이트라는 신기록을 세운 메릴 스트립 역시 관록의 연기를 선보이고 있고
난초 밀렵꾼 존 역의 크리스 쿠퍼 또한 멋진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마치 영화는 도널드가 칭송하던, 글쓰는 법을 가르쳐주는 피터(?)가 찰리에게 충고한
「orchid」라는 책에서. 그가 말한.
“영화가 초 중반이 그냥 어정쩡 하다고해도 결말을 잘 내야해.. 결말이 중요하거든. 결말을 바꿔바. 너무 반전을 넣거나 허무하면 안돼.
멋진결말을 이끌어 내라..” 하며 바에서 고뇌하던 그 선생에게서 영감을 얻었던 찰리는 영화속 에서도
정말 그 이후로는 스릴러를 포함한 영화 전체적으로 보면 인간의 고뇌를 강조한 하나의 휴머니즘적인 영화에서
그 후로는 스릴러 영화로 돌변한다. 왠지 그냥 삶에서 어떻게 극적인 면이 없냐.
수천 수만 사람의 생활에서 속에서 왜 영화속의 반전을 찾아내지 못하느냐고 호통치던 그 강사의 모습에
영화 자체가 수긍을 하듯 phantom of fleeting, run out of reach를 찾으러 어느새 존의 삶의 방식에 호감을 느끼게 된
New Yorker 수잔은 유령 난초라는 마약에 빠지게 되고, 찰리는 그를 미행하다가 결국 그들에게 잡혀 동생을 잃는다
. 마치 베스트 라이터 강사에게서 조언을 얻은 후 그에게서 결론을 도출할려고 했던 찰리는
동생의 죽음이라는 twist에서 끝을 내고 ,결국 자신만의 결론을 얻는다.
그 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다시 시작하고 글도 다시 쓴다. 영화 자체가 명작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잔잔히 흘러가는 영화 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가로서의 고뇌에 수긍을 하면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나 자신에 비춰봐서 그의 소심한 부분이 나에게서 보일 때는 왠지 나 자신도 같이 공감하고 그랬다.
영화자체가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방식으로 작가의 생각을 보여주는 면도 있어서 개인적으로 감명깊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