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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i n o/★★★★★

봄날은 간다



2001년 내가 너무나 사랑했던 영화 '봄날은간다'.. 그때 나는 어려서 그런지 여자주인공 은수(이영애)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저 내눈에는 이해가 도통 가지않는 여자로만 보였다.


그때는 그저 순수하기만 상우의 사랑/감정표현이 너무나 와닿았고 나의 어린시절의 사랑이 마치 봄날은 간다에 투영되어있듯 생각했었다.


10년도 훌쩍 지나고 그때와는 다른 시선이 되고 세월에 나이가 든 지금 문득 이 영화가 생각이나 다시 감상을 하게 되었고 그 당시에는 보지못했던 시선으로 볼 때, 이 영화는 아픔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남자주인공을 보여주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10년전에나 지금이나 가슴이 아리게 만드는 장면은 술취해 친구 택시기사에게 강릉에 가자고 하던 상우, 

결국에 강릉까지가서 온몸으로 그녀를 안아주던 장면이었다. 언제봐도 사랑은 이런거야라고 정의내리는 듯한 모습

미치도록 그립고 보고싶고 온힘을 다해 안아주고 싶은 사람, 그 사람이 내곁에 있다는것. 하지만, 그런 아름다운 기억들이 이별하고나면 순간순간 스쳐지나갈때 마음에 사무치도록 쓰라리게 만드는 것들이다.


은수와 벗꽃길 사이에서 헤어지던 장면, 그제야 상우는 깨닫는것같다. 사랑이 끝났다고, 사실 헤어지자는 사실(fact)은 헤어지는 그 순간에 존재는 하지만 

마음은 그 순간에 정리가 되지 않기에 상처를 받은 그 누군가는.(더사랑한 사람은) 마음이 정리되기 까지 방황하고 아파한다.


이미, 헤어짐을 정리하고, 그럼 다시한번? 이라는 생각에 흩날리는 벗꽃핀 가로수 길에서 은수가 (다시한번 만나보자는 의미로) 화분을 선물하지만 그제서야 은수와 행복했던 그시절 그사랑은 지금의 사랑이 아님을. 그리고 그떄의 상우도 지금의 상우와 다르다는걸 깨닫게 되는것 같아 보인다. 


그렇게 은수는 변한 상우의 마음을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드리고 저멀리 포커스 아웃이 되어 손을 흔들때, 또한번 눈물이 난다.. 내 마음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 현실은 다시한번 맞닥뜨리니 "정말 이별"이라는걸 다시한번 경험하는 느낌에 상우는 한참이나 멍하니 서있었다.


그렇게 (1) 온몸으로 사랑하고 (2) 떠나간 이별에 아파하고 이 모든 아픔에 초연해진 (3)그리고 영화의 정점인 보리밭에선 상우는 지나간 이별앞에 홀로 서있다. 

마지막 나직히 지어내는 그 웃음은 내게 마치. (3) 잊을수 없는 기억,.... 그랬었지.................훗.. 이라고 말하는것 처럼 보였다.


결국 그런가보다.. 사랑이란 미치듯 사랑하고, 이별하고 아파하고 그 과정을 거치며 그 아픔에 무뎌져 가고 결국 잊을 수 없지만 또 그 자체로 살아가는, 

마치 "그래.. 봄날은 간다" 라는 느낌이다.


누구에게나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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